이름 4

논어[307]

제후의 처를 제후가 부를 때는 "부인"이라 하고, 부인이 자기를 말할 때는 "소동"이라 하고, 그 나라 사람들이 부를 적에는 또한 "군부인"이라 하고, 딴 나라 사람들에게 말할 때는 "과소군"이라 하고, 딴 나라 사람들이 부를 때도 또한 "군부인"이라 한다. 邦君之妻 君稱之曰 夫人 夫人自稱曰 小童 邦人稱之曰 君夫人 稱諸異邦曰 寡小君 異邦人稱之亦曰 君夫人 - 季氏 11 누가 부르느냐에 따라서 호칭이 다양하다. 정확한 호칭이 필요했으니 공자가 이렇게 정리했을 것이다. 지금은 '영부인(令夫人)'으로 통일된 듯하다. 상대 자녀의 존칭으로는 '영식(令息)' '영애(令愛)'라고 하니, '영(令)'을 붙이면 존대의 의미를 띈다. '영부인'은 대통령 경우만이 아니라 윗사람의 부인을 표현하는 일반 호칭이다. 또한 '각하..

삶의나침반 2018.09.13

부장님과 선생님

몇 해 전에 부장이라는 직책을 맡은 적이 있었다. 한 해만 하고 그만 두었는데도 그 뒤에도 계속 “0 부장님”하며 부르는 사람들이 여럿 있었다. 그런데 ‘선생님’이라는 좋은 호칭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굳이 부장이라고 직책을 붙이는 것은 나로서는 영 듣기가 거북했다. 몇 사람에게는 그렇게 부르지 말아달라고 부탁했지만 잘 지켜지지는 않았다. 물론 그분들의 심정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 부장이라고 불렀다가 다시 선생님으로 바꾸게 되는 어색함도 있을 것이고, 또 상대에 대해서 예우를 갖춰준 의미임도 안다. 나 역시 보직을 맡은 사람들에 대해서는 ‘부장님’이라고 불러준다. 또 선생님보다는 부장님이라는 호칭을 더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주임교사로 불리던 자리가 언젠가부터 부장교사로 바뀌었다. 처음에는 바뀐 호칭이 어색..

길위의단상 2009.04.16

교육인적자원부와 교육문제

참으로 어이없는 명칭 중의 하나가 '교육인적자원부'라는 이름이 아닐까 싶다. 솔직히 이 이름만 들으면 화가 난다. 지하자원이나 물적자원이라는 말은 익숙하게 써왔지만, 사람을 그와 같은 자원으로 취급하는 인적자원이라는 용어는 아직 낯설고 또 그래서도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용어에는 인간을 생명의 가치보다는 노동력으로만 생각하는 자본주의 이데올로기가 짙게 들어있다. 인간이 말이나 개념을 만들지만, 반대로 말이나 개념이 인간 의식을 결정하기도 한다. 교육인적자원부라고 당당하게 내건 저 이름이 무의식중에 사람들로 하여금 인간을 생산 수단이나 도구로 여기게끔 작용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없다. 교육이란 쉽게 말해 인간을 인간답게 길러내는 것이다. 사실 길러낸다는 표현도 마땅하지 않다. 한 인간은 그 자체..

길위의단상 2006.11.21

인디언 이름

‘자연인’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을 만나기는 쉽지가 않다. 그런데 한 종족이나 민족 전체가 자연주의자들로 구성되어 있는 경우는 더욱 희귀할 것이다. 그래서 아메리칸 인디언들이야 말로 특이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들을 소개한 책을 읽어 보면 인디언들은 생래적으로 자연주의자이며 생태주의자라고 부를 수 있을 것 같다. 그들은 또한 진정한 의미에서 종교적이기도 하다. ‘어렸을 때 나는 부족의 어른과 함께 산길을 가다가 지팡이가 필요해 작은 나뭇가지 하나를 꺾었다. 새로운 지팡이를 들고 자랑스럽게 걷고 있는 나를 보고 부족의 어른은 내가 올바른 방향으로 그것을 손에 넣었는가고 물었다. 나무에게 허락을 구했는가? 꼭 필요한 만큼만 잘랐는가? 나무에게 선물을 바쳐 감사의 표시를 했는가? 내가 그냥 나뭇가지를 잘..

길위의단상 2005.0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