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뮈의 이 소설을 다시 읽어 보았다. 아니, 처음 읽는 것인지도 모른다. 고전이란 무엇인가? 읽지 않았으면서도 읽은 것만 같은 착각에 빠지는 책이다. 도 그런 류다. 읽은 기억은 전혀 나지 않은데 응당 읽었을 것 같은 책이다. 역시 혼란스럽다. '낯선 세상'에 내던져진 것 같다. 실존주의 철학에서 인간 존재를 '피투(被投)'라는 말로 설명한 게 떠오른다. 우리는 이 세상에 내 의지와는 관계없이 내던져진 존재다. 또 세상은 내 뜻과는 아무 상관 없이 돌아간다. 뫼르소는 그런 상황을 극단적으로 체험하고 있는 건 아닐까? 뫼르소가 보인 세상에 대한 철저한 무관심은 피투된 존재의 어쩌면 당연한 반응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은 세상과 삶의 본질을 까발린다. 눈부신 알제리의 햇빛 아래 가식으로 덮인 일반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