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주 4

사랑 아니면 두려움

"사람에게는 중요한 이틀이 있는데, 첫 번째 하루는 모든 이에게 있지만 두 번째 하루는 없는 사람이 있다는 말을 들었어요. 첫 번째 하루는 '태어난 날'이고, 두 번째 하루는 '그 하루의 이유'를 깨친 날이랍니다." 의 첫머리에 나오는 말이다. 이현주 선생이 쓴 이 책은 마음공부를 시작하는 사람을 위한 수행 안내서다. 책은 3부로 되어 있다. 1부는 '마음공부, 어떻게 할 것인가'로 마음공부/수행에 들어가는 안내다. 2부 '동굴문답'은 스승과 제자의 문답을 통해 참에 접근해 가는 길을 보여준다. 3부 '꿈으로 나를 닦다'는 선생이 침묵 피정 중에 찾아왔던 꿈들을 소개한다. 선생은 마음공부를 '두텁고 무거운 무지의 그늘에서 벗어나려는 몸짓'이라고 말한다. 두려움에서 사랑으로 나아가는 과정이다. 마음공부에는..

읽고본느낌 2022.02.02

새해 아침의 비나리 / 이현주

새해 새 날이 밝았습니다, 아버지 해마다 주시는 새 날이 온 땅에 밝았습니다 올해에는 하늘을 기르게 해주십시오 우리 몸 속에 심어주신 하늘 싹 고이 길러 마침내 하늘만큼 자라나 사람이 곧 하늘임을 스스로 알게 해 주시고 칼의 힘을 믿는 이들에게는 칼이 얼마나 덧없는 것인지 알게 해주시고 돈의 힘을 의지하는 이들에게는 돈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지 알게 해주시고 부끄러운 성공보다 오히려 떳떳한 실패를 거두게 하시고 유명한 사람이 되기 전에 먼저 참된 사람이 되게 하시고 착한 일 하다가 지친 이들에게는 마르지 않는 샘을 가슴 깊이 파주시고 마음이 깨끗해서 슬픈 이들에게는 다함없이 흐르는 맑은 노래 들려주시고 세상이 어둡다고 말하기 전에 작은 촛불, 촛불 하나 밝히게 하시고 솟아오른 봉우리를 부러워하기 전에 솟..

시읽는기쁨 2011.01.01

한 송이 이름 없는 들꽃으로 / 이현주

한 송이 이름 없는 들꽃으로 피었다가 지리라 바람으로 피었다가 바람으로 지리라 누가 일부러 다가와 허리 굽혀 향기를 맡아준다면 고맙고 황혼의 어두운 산그늘만이 찾아오는 유일한 손님이어도 또한 고맙다 홀로 있으면 향기는 더욱 맵고 외로움으로 꽃잎은 더욱 곱다 하늘 아래 있어 새벽이슬 받고 땅의 심장에 뿌리박아 숨을 쉬니 다시 더 무엇을 기다리랴 있는 것 가지고 남김없이 꽃 피우고 불어가는 바람 편에 말을 전하리라 빈들에 꽃이 피는 것은 보아 주는 이 없어도 넉넉하게 피는 것은 한 평생 홀로 견딘 그 아픔의 비밀로 미련 없는 까만 씨앗 하나 남기려 함이라고 한 송이 이름 없는 들꽃으로 피었다가 지리라 끝내 이름 없는 들꽃으로 지리라 - 한 송이 이름 없는 들꽃으로 / 이현주 내가 기독교를 받아들이고 나름대로..

시읽는기쁨 2008.06.23

대답해 보아라 / 이현주

사람이 없어도 나무는 열매를 맺는다 나무가 없으면 사람은 숨도 못 쉰다 그래도 사람이 나무보다 크냐? 사람이 없어도 강은 유유히 흐른다 강물이 없으면 사람은 목말라 죽는다 그래도 사람이 강보다 크냐? - 대답해 보아라 / 이현주 가을이 어느 순간에 불쑥 찾아왔다. 그리고 올 여름도 예년 같지 않은 기상 때문에 말이 많았다. 8월에 장마보다 더 많은 비가 내리고, 8월 하순에야 더위가 기승을 부린 이상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우리나라도 이젠 아열대기후에 포함된다느니, 장마 대신에 우기라는 말을 써야 한다느니 논란도 있었다. 사람이 감각적으로 느낄 정도의 기상 변화라면 보통 심각한 것이 아니다. 일부 과학자들은 파국의 징조가 이미 나타나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지금의 지구 온난화 속도는 기후 평형을 뒤흔들..

시읽는기쁨 2007.0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