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3

애마

고개를 넘다가 기념으로 찍어준 애마(愛馬) 투싼, 8년째 나의 발이 되어주고 있는 고마운 친구다. 기특하게도 말썽 한 번 부리지 않고 어디든 가자는 대로 동행한다. 운전면허를 따고 가지게 된 첫 마이카는 기아 프라이드 중고였다. 에어컨도 장착되지 않았던 경차였지만 운전하는 재미에 빠져 가족을 태우고 전국 방방곡곡을 누볐다. 운전에 숙달되고 나서 산 게 현대 엘란트라였는데 내내 골치를 썩였다. 하자가 많이 생겨서 서비스 센터도 어지간히 들락거렸다. 달리다가 길 한복판에서 서버렸고, 자동 변속기 안에 엉뚱한 볼트가 들어가 있어 큰 사고가 날 뻔도 했다. 현대차를 안 사려고 했는데 어쩌다 아반떼가 다음 차가 되었다. 아반떼는 내 경제 수준에 맞는 무난한 차였다. 그러다가 여주 생활을 정리하며 생긴 돈으로 산 ..

사진속일상 2014.05.23

이제 바퀴를 보면 브레이크 달고 싶다 / 윤재철

바퀴는 몰라 지금 산수유가 피었는지 북쪽 산기슭 진달래가 피었는지 뒤울안 회나무 가지 휘파람새가 울다 가는지 바퀴는 몰라 저 들판 노란 꾀꼬리가 왜 급히 날아가는지 바퀴는 모른다네 내가 우는지 마는지 누구를 어떻게 그리워하는지 마는지 그러면서 내가 얼마나 고독한지 바퀴는 모른다네 바퀴는 몰라 하루 일 마치고 해질녘 막걸리 한 잔에 붉게 취해 돌아오는 원둑길 풀밭 다 먹은 점심 도시락 가방 베개 하여 시인도 눕고 선생도 눕고 추장도 누워 노을 지는 하늘에 검붉게 물든 새털구름 먼 허공에 눈길 던지며 입에는 삘기 하나 뽑아 물었을까 빙글빙글 토끼풀 하나 돌리고 있을까 하루해가 지는 저수지 길을 바퀴는 몰라 이제 바퀴를 보면 브레이크 달고 싶다 너무 오래 달려오지 않았나 - 이제 바퀴를 보면 브레이크 달고 싶..

시읽는기쁨 2013.09.25

차 없는 날

어제(9/10)는 '차 없는 날'이었다. 1997년에 프랑스의 작은 도시 라로쉐에서 '도심에서는 자가용을 타지 맙시다![In town, Without my car!]라는 구호 아래 자동차에 의존하는 도시생활 문화의 전환과 친환경적인 도시로 만들어가자는 취지로 이 '차 없는 날' 행사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지금은 9월 22일로 정해 범세계적인 행사로 열리는데, 우리나라는 추석 연휴 관계로 앞당겨서 실시했다. 도심을 통행하는 차량의 80%가 나홀로 차량이라는 통계가 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몇 십 kg밖에 안되는 몸덩이를 나르는데 1t이 넘는 쇳덩이를 끌고 다닌 것이 이만저만한 낭비가 아니다. 그 뿐만이 아니라 자동차 중심 문화로 인해 야기되는 피해와 부작용이 보통 심각한 게 아니다.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

사진속일상 2007.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