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약 3

힘겨운 5월

5월을 계절의 여왕이라 부르지만 나에게 올 5월은 너무 힘겨운 달이다. 많이 지치고 심신이 녹초가 되어 있다. 이 아름다운 계절에 꽃구경하러 바깥나들이 한 번 나가지 못했다. 제일 괴롭히는 건 7주째 계속되는 대상포진이다. 포진은 가라앉았으나 아직도 개미 한 마리가 얼굴을 기어다니고 있다. 여간 성가신 게 아니다. 거울을 들여다보면 눈 밑에서 입술까지 흉터가 띠 모양으로 나 있다. 의사는 시간이 지나면 없어진다지만 원래 상태로 돌아갈지 의문이다. 이달 중반에는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는 일이 생겼다. 그 탓으로 위장에 탈이 났다. 속이 부글거리고 소화가 안 되니 음식을 제대로 먹을 수 없다. 엎친 데 덮친 격이다. 마음의 평형이 깨지면 내 위장은 즉각 반응한다. 한동안 괜찮았는데 외부 충격에 약한..

사진속일상 2021.05.29

올림픽공원 작약

모란이 지고나면 작약이 핀다. 작약은 5월의 꽃으로 동양의 장미다.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나는 모란보다는 작약이 좋다. 서로 닮은 두 꽃에 대해 모란은 남성에 작약은 여성에 비유하기도 한다. 친지 결혼식으로 서울에 간 길에 올림픽공원에 들렀다. 예전에 공원 옆에 직장이 있었을 때는 걸으며 자전거 타며 뻔질나게 드나들었던 곳이다. 옛 추억에 젖어 한 바퀴돌다가 만개한 작약 꽃밭을 만났다. 5월의 따가운 햇살 아래 눈부시게 아름다운 광경이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작약은 모란에 비해 저평가된 느낌이 있다. 모란을 노래한 시가는 많지만 작약은 그렇지 못하다. 예로부터 화중왕(花中王)이라고 하면 모란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그러나 화려하면서도 우아한면에서는 작약이 더 우위에 있지 않나 싶다. 수많은 개량..

꽃들의향기 2011.05.29

작약

작약은 늘 모란과 비교되면서 얘기 된다. 그것은 작약과 모란은 겉으로 보기에 닮은 점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작약은 풀이고, 모란은 나무이기 때문에 사실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 옛 사람들은 둘 중에서 모란을 더 아꼈던 것 같다. 모란은 화중왕(花中王)이라고 치켜세웠지만, 작약에 대해서는 별로 그런 언급이 없다. 작약(芍藥)이라는 이름 그대로 꽃 보다는 약 쪽에서 더 귀히 여기지 않았나 싶다.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작약이 모란보다 훨씬 더 예쁘고 정감이 간다. 모란이 남성적이라면 작약은 여성적이다. 지난 번 강원도에 갔을 때, 아직도어느 집 뜰에피어 있는 작약을 만났다. 모란이 지고난 후 작약이 피는데, 그 작약도 이미 대부분 자취를 감추었다. 강원도는 역시 기온이 낮은지 우연히 올해의 마지막 작약..

꽃들의향기 2005.0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