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에는 직장 가톨릭회 동료들과 절두산 성지에 갔다. 절두산이 한강 바로 맞은편에 있어 선유도를 거쳐 양화대교를 걸어서 건넜다. 맑았지만 황사가 약간 찾아왔고 바람 센 날이었다. 박물관 1층에는 새로운 유물들이 전시되고 있었다. "당신들은 누구십니까?" 순교성지에 들릴 때마다 마음은 착잡해진다. 목숨까지 버리며 지키려고 한 신앙의 본질은 무엇인가? 진리에 대한 확신에 과연 한 점의 의심도 없었을까? 천국에 대한 동경이 그토록 강렬했을까? 아니면 배교에 대한 두려움이 너무 컸던 것일까? 더구나 이분들은 가톨릭을 정통으로 배우지도 못한 사람들이다. 몇몇 지식인층 외에는 글도 못 읽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무엇이 그 극심한 고통의 시간들을 이겨내게 했을까? 달콤한 회유를 물리칠 용기는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