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산지 2

주산지 왕버들

주산지를 찾은 목적은 왕버들을 보기 위해서였다. 주산지에는 수령 100년 내외의 왕버들들이 자라고 있고, 이미 죽어버린 나무들도 있다. 전부 합하면 20그루 가까이 될 것 같다. 왕버들이 아무리 물을 좋아한다지만 저렇게 평생을 물 속에 잠겨 지낼 수 있다니 신기한 일이다. 이곳 왕버들은 물에 잠긴 모습이 주변 풍광과 어우러지면서 독특한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전체를 찍어도 부분을 찍어도 모두 멋진 모델들이다. 그러나 일부 왕버들은 몇 해 전 태풍에 상한 흔적도 보인다. 근처에 있는 달기약수 부근의 천연기념물 왕버들을 찾아갔었는데 태풍 루사 때 떠내려갔다는 얘기를 듣고 안타깝기도 했다. 그렇지만 하늘이 하는 일을 누가 막을 수 있겠는가, 옛 것은 물러가고 새 것이빈 자리를 채우는 게 자연의 원리인 것을.

천년의나무 2011.10.29

단풍물 드는 주산지

망설이다가 결국 길을 나섰다. 몸살이 가시지 않은 몸이 무거웠다. 주산지(注山池), 오래전부터 가보고 싶은 곳이었다. 고향집에서도 두 시간이 넘게 걸리는 먼 거리였다. 청송에 있는 주산지는 조선 숙종 때인 1720년에 축조되었다. 긴 쪽 길이가 200 m 정도 되어 보이는 작은 저수지다. 사진 찍는 사람들은 새벽녘 물안개 피는 주산지 풍경을 최고로 친다. 도착하니 11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주차장에서 1 km 정도 걸어들어가니 산 속에 숨어 있는 아름다운 주산지가 곱게 화장을 하고 맞아주었다. 물에 잠긴 왕버들 고목들도 멋있었다. 주산지는 아담하면서 태고의 신비를 느껴볼 수 있는 저수지다. 계절이나 시간대마다 맛이 다 다를 것 같다. 자주 찾아보고 싶은 곳이다.

사진속일상 2011.1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