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 2

무지

무지(無知)는 '아는 것이나 지식 없음'이 아니다. 낫 놓고 기역자를 모르는 사람은 더 이상 없다. 현대인은 오히려 너무 많이 알아서 탈이다. 손가락만 몇 번 까닥이면 세상의 온갖 지식이 눈 앞에 펼쳐진다. 그러므로 무지의 정의는 바뀌어야 한다.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안다고 착각하는 것이 현대의 무지다. 무지에서 확신이 생긴다. 이럴 때 아는 것과 경험은 독이 된다. 과거 어느 대통령은 "내가 해 봐서 아는데"라는 유행어를 남겼다. 무지에 만용이 더해지면 꼰대가 된다. 무지는 판단하고 분별하길 좋아한다. '나는 옳고 너는 틀렸다'라는 확신이 깃발을 들고 거리로 몰려다니게 한다. 확신은 위험하고, 신념은 위태하다. 세상의 본질은 흑과 백이 아니라 안개 같은 것이다. 구름 같은 것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참살이의꿈 2019.11.14

논어[22]

선생님 말씀하시다. "유야! 안다는 것을 가르쳐 주련? 아는 것은 안다 하고,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하는 것이 아는 것이다." 子曰 由 誨女知之乎 知之爲知之 不知爲不知 是知也 - 爲政 12 학생들이 제일 스트레스 받는 게 시험일 것이다. 그러나 다르게 생각하면 시험이란 아주 단순하다. 자기가 아는 것은 답하고, 모르는 것은 모른다 하면 그만이다. 그런데 시험 결과에 따라 우열을 가르고, 상벌을 주고, 심지어는 앞날까지 결정되어 버리니까 심각해지는 것이다. 어떻게든 한 개라도 더 맞히기 위하여 커닝도 불사한다. 모르는 것도 아는 척을 해야 한다. 한국의 현실 교육에서 평가란 학생을 성적순에 따라 줄세우기 하는 것이다. 원래 평가란 교육자의 교수 행위가 얼마나 피교육자에게 전달되었는지 확인하는 수단이다. 평..

삶의나침반 2013.0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