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선초 2

똑똑한 풍선초

봄에 이웃에서 준 풍선초 씨를 베란다에 있는 화분에 심었다. 곧 싹이 나오고 하루가 다르게 덩굴이 위로 뻗어올랐다. 천정 빨래건조대에 줄 여러 개를 연결해 줬더니 초록 잎이 병풍처럼 자라서 시원한 여름을 보낼 수 있었다. 풍선초는 이파리, 줄기, 꽃, 열매의 조형미가 뛰어나서 보기에 좋다. 식물 자체도 깔끔하다. 풍선초는 끝이 없을 듯 성장하며 키가 커 갔다. 천정까지는 줄을 연결할 수 없어 건조대를 넘어가는 줄기는 이발하듯 가위로 잘라줬다. 여름 내내 주기적으로 다듬어주는 게 내 일이었다. 몇 달 동안 그렇게 했더니 어느 때부터는 풍선초가 위로 자라는 걸 포기하는 것이었다. 제 몸을 비비 꼬며 건조대 아래서만 놀지 위로 올라가려고 하지 않았다. 식물도 제 몸에 위해가 가해지는 걸 감지하고 그에 대응하는..

꽃들의향기 2021.11.01

풍선초

이웃에서 준 풍선초 씨앗을 베란다 화분에 심었더니 한 달여 전에 싹이 나왔다. 힘들게 세상 밖으로 얼굴을 내밀더니 그 뒤로는 쑥쑥 크기 시작했다. 바라볼 때마다 키가 달라졌고 순식간에 내 키를 넘어섰다. 풍선초는 덩굴식물이라 지지대를 세우고 실로 천정에 있는 빨래걸이와 연결해 줬다. 여름에 들어서는 이놈 바라보는 재미에 빠져 있다. 덩굴손으로 실을 움켜쥐는 솜씨가 놀라워 경탄한다. 지금은 꽃을 피우고 풍선 같은 열매집도 생겼다. 풍선초는 꽃이나 열매, 자라는 형태 등이 조형적으로 아름다운 식물이다. 아파트 베란다에서 기르면 시원한 여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풍선초는 올해 나에게 생긴 새로운 친구다.

꽃들의향기 2021.0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