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접초 3

올림픽공원 풍접초

올림픽공원에 풍접초가 활짝 폈다. 이곳은 어느새 꽃구경 명소가 되었다. 하긴 서울 도심에서 이만한 화원을 보기도 힘들다. 삼면이 나무로 둘러싸이고 한쪽 면 언덕 위에는 원두막이 있어 사진 찍기에도 좋다. 풍접초는 아메리카가 원산이지만 꽃이 화려하면서 색깔이 고와 우리 주변에서도 자주 볼 수 있는 꽃이다. 고향집 화단에도 수 년 전부터 풍접초가 자리잡고 있어 이젠 익숙해졌다. 개화 기간이 길고 어디서나 잘 자라는 풍접초는 도시 경관용으로 잘 어울릴 듯한 꽃이다.

꽃들의향기 2016.09.24

풍접초(2)

화려하게 성장(盛裝)을 한 여인네 같은 꽃, 풍접초. 바람 풍[風]과 나비 접[蝶]자를 쓰는 풍접초보다는 족두리꽃으로도 많이 불린다. 시집 가는 언니 머리 위에 얹힌 족두리를 닮았대서 붙여진 우리말 이름인 족두리꽃이 더 정감있게 들린다. 화려함 뒤에 숨어 있는 슬픔을 시인은 이렇게 읊었다. 이사 온 첫해 빌라의 화단에서 처음 그 꽃을 보았다 얼굴만 알고 지나치는 이웃집 여인처럼 매끈한 흰 얼굴에 이끌려 고개를 돌리게 하는 모르는 여인의 향기 나는 꽃 앞에 서서 창호지에 구멍을 뚫어 들여다본다 합환주에 달아오르는 뺨 포르르 떨리는 족두리의 떨잠 다소곳이 고개 숙인 신부는 왜 슬퍼보이기만 할까 팔월에 곱게 피어 씨방엔 한철 꽃이 될 아가들 자랄 테고 구월이면 희고 붉은 꽃이삭은 떨어질 것인데 잔가시 잔뜩 세..

꽃들의향기 2011.10.20

풍접초

고향집 올해의 꽃은 풍접초다. 어머니가 가꾸시는 화단의 꽃은 주종이 매해 변한다. 작년에는 설악초가 하얗게 화단을 뒤덮더니 올해는 풍접초에게 그 자리를 양보했다. 이번에 고향집 마당에 들어설 때 맨 먼저 반겨준 것이 풍접초였다. 풍접초(風蝶草)는 나비를 닮았다. 꽃잎과 긴 꽃술이 나비를 연상시키고, 꽃 전체로는 마치 여러 마리의 나비가 함께 앉아 있는 것 같다. 너무나 간절히 나비를 기다리다 보니 꽃 모양도 나비를 닮았는가 보다. 풍접초라는 이름 그대로 바람에 흔들리는 꽃은날개짓하는 나비를 보는 것 같다.풍접초는 열대 아메리카 원산인데 꽃은 화려하면서도 색깔이 은은하다. 열정적이면서도 기품이 느껴지는 꽃이다.

꽃들의향기 2008.0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