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산. 바. 라. 기.

  • 블로그홈
  • 태그로그
  • 미디어로그
  • 방명록

허만하 1

높이는 전망이 아니다 / 허만하

높은 곳은 어둡다. 맑은 별빛이 뜨는 군청색 밤하늘을 보면 알 수 있다. 골목에서 연탄 냄새가 빠지지 않는 변두리가 있다. 이따금 어두운 얼굴들이 왕래하는 언제나 그늘이 먼저 고이는 마을이다. 평지에 자리하면서도 도시에서 가장 높은 곳이다. 높이는 전망이 아니다. 흙을 담은 스티로폼 폐품 상자에 꼬챙이를 꽂고 나팔꽃 꽃씨를 심는 아름다운 마음씨가 힘처럼 빛나는 곳이다. 아침노을을 가장 먼저 느끼는 눈부신 정신의 높이를 어둡다고만 할 수 없다. - 높이는 전망이 아니다 / 허만하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황혼녘이 되어야 날개를 편다." 이 시와 무슨 관계가 있을지 모르지만 문득 헤겔의 이 말이 떠올랐다. 높고 밝은 세계는 정신의 빈곤을 가리킨다고 믿었다. 도시의 달동네, 꼬챙이를 타고 오르는 나팔꽃의 힘을 생..

시읽는기쁨 2016.11.15
1
더보기
  • 분류 전체보기 (7731)
    • 사진속일상 (1749)
    • 시읽는기쁨 (1162)
    • 길위의단상 (874)
    • 참살이의꿈 (643)
    • 삶의나침반 (837)
    • 읽고본느낌 (944)
    • 꽃들의향기 (839)
    • 천년의나무 (674)
    • 포토앤포엠 (8)
    • Secret Garden (0)
05-15 22:30

Calendar

«   2025/05   »
일 월 화 수 목 금 토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Copyright © Kakao Corp. All rights reserved.

티스토리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