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하지만 따뜻한 글이다. 늦가을 창가에 외로이 앉아 달콤한 커피향을 음미하는 느낌이 난다. 지은이 특유의 감성이 반짝인다. 그래도 생을 긍정하는 마음이 곱다. 황경신의 에서 눈길 멈춘 곳을 옮겨 본다. 흑백사진 흑백사진을 찍으려면 흑백필름을 넣어야 하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처럼 사진을 찍은 후에, 음, 이 사진은 컬러보다 흑백쪽이 좋겠어, 하고 수정을 가하여 흑백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필름을 끼울 때 둘 중 하나를 정해야 하는 것이다. 한 번 끼운 필름을 중간에 교체하기는 어려우니 그때부터 카메랑 담기는 모든 풍경과 인물은 흑백이 된다. 가끔 이런 장면은 컬러로 찍어야만 그 맛이 사는데, 싶기도 하지만 과감하게 남은 필름을 포기하지 않은 이상 후회해도 소용이 없다. 그래서 마음에 들지 않은 사진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