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은 나에게 특별한 해로 기록될 만하다. 연말이 되면 흔히 다사다난이라는 말을 쓰는데 바로 올해를 두고 하는 말인 것 같다. 큰일들이 한 해에 집중된 인생 대변화의 때였다. 묘하게도 나이 끝이 아홉이 되는 해에는 쓰나미가 몰려온다. 10년의 주기 중에서도 올해의 진폭이 가장 컸다. 올초에 35년 직장 생활에서 떠났다. 정년까지는 4년 더 남았지만 명퇴를 택했다. 늦은 감이 있지만 잘한 선택이었다. 고백하건대 늘 사람과 접촉해야 하는 직업은 나에게 항상 무거운 짐이었다. 그 짐을 벗으니 날아갈 듯 가볍다. 퇴직 후 만난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내 표정이 밝아졌다고 말한다. 퇴직은 많은 것을 변화시켰지만 기본 생활은 달라진 게 없다. 일에 충실하지 않은 게 도리어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된다. 제일 중요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