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의향기

빅토리아연꽃

샌. 2009. 8. 4. 07:15



빅토리아연은 잎이 특이하다. 물 위에 떠있는 넓은 잎 가장자리가 수직으로 서 있어서 멀리서 보면 마치 큰 접시처럼 생겼다. 처음 본 사람들은 연잎으로 생각하기보다는 인공물로 오해하기도 한다. 재미있는 것은 꽃도 마찬가지다. 꽃은 밤에만 피는데 이틀간 왕관 모양의 꽃을 보여주고는 물속으로 사라진다. 이 꽃을 보기 위해 밤을 새우는 사람도 있다.


관곡지에서 빅토리아연꽃을 보았다. 낮에 꽃봉오리가 닫혀 있는 모양이지만 그것만으로도 나에게는 신기했다. 빅토리아연은 꽃이 아니라 잎만으로도 충분히 시선을 끈다. 가시연꽃과 비슷하지만 잎의 앞면에는 가시가 없다. 넓은 잎은 부력이 좋아 사람이 앉아도 가라앉지 않는다고 한다.


빅토리아연은 1800년대에 아마존에서 발견되었다. 원이름이 아마존수련이지만 영국 여왕의 이름을 따 빅토리아 레지아(Victoria Regia)로 명명되었다. 빅토리아연은 처음에는 성게처럼 생긴 덩어리가 수면 위로 올라오고 이것이 확장되면서 넓은 잎을 만든다. 가장자리의 테두리는 잎을 펼칠 때 주위의 식물들을 효율적으로 밀어내기 위한 구조라고 한다.


수면에 떠있는 빅토리아연잎에는 기하학적인 아름다움이 있다. 한 포기에서 이런 연잎이 수십 장 만들어진다고 한다. 아무튼 빅토리아연은 특이한 식물이다. 1800년대에 빅토리아연을 처음 본 유럽인들이 놀랐을 것은 당연했다. 유럽에서 싹을 틔운 첫 꽃은 잘려져 빅토리아 여왕에게 바쳐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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