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궐이나 향교 또는 한양의 양반 동네에서 볼 수 있는 회화나무 고목을 시골 마을의 정자나무로 볼 수 있다는 게 신기했다. 그래서 처음에는 설마 회화나무일 것이라고 여기지 않았다.
옛부터 회화나무는 선비[士]를 상징하는 나무다. 과거시험에 합격한 집에서는 기념으로회화나무를 심기도 했다. 회화나무가 왜 선비를 상징하게 되었는지는 자세히 모르지만, 나무의 생김새가 단정하고 가지가 시원하게 뻗어있어 학자의 자유로운 기상을 나타내기에 적당해서라는 설도 있다. 그러나 이보다 더 잘 생긴 나무도 많으니 외모만 가지고 설명할 일도 아닌 것 같다.
파주를 지나다가 교하읍 동패3리에 있는 이 나무를 우연히 만났다. 나무는 건물로 둘러싸여 있어 접근하기도 쉽지 않았다. 나무 높이는20 m이고 줄기둘레는4 m이며, 수령은 250 년 가량 되었다. 예전에는 이 터에 어느 권문세가가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은 흔적조차 찾을 수 없고 현대식 창고와 주택들이 무질서하게 흩어져 있다. 오직 말없는 나무만이 그 사연을 알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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