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광주 노적산

샌. 2012. 6. 18. 21:38


노적산(露積山, 388m)은 남한산성에서 남쪽으로 뻗은 줄기의 맨 끝에 있는 산이다. 지형적으로 군사적 요충지에 해당된다는 것을 누가 봐도 알 수 있다. '노적'이라는 명칭도 군사 활동과 관계되어 있지 않나 싶다.

 

경기도 광주시 광지원리의 남한산성으로 들어가는 입구에서 등산을 시작한다. 해공 신익희 선생 추모비가 있는 곳이 들머리다. 경기도 광주가 선생의 고향이다. 시작부터 정상까지 급경사가 이어진다. 그리 높지 않은 산이라 40분 정도 땀을 흘리면 정상에 닿는다.

 


본격적인 산길 걷기는 정상을 지나면서부터다. 홀로 걷는 산길이 호젓하다. 이름난 명산보다는 가까이 있는 이런 조용한 산길이 좋다. 오르막에서는 호흡이 빨라지지만 이런 길을 만나면 느릿느릿 걷게 된다.

 



숲은 세상의 소리를 차단하고 조용하다. 심심치 않게 산새들의 노래가 적막을 깬다. 집에서 한 발짝만 나오면 이런 고요를 만날 수 있다는 건 얼마나 큰 축복인가. 초록은 싱그럽고 나리의 붉은색은 요염하다.

 


능선길 끝에서 한봉성(漢蜂城) 성벽을 만난다. 남한산성은 본성과 봉암성, 한봉성, 신남성, 그리고 5개의 옹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병자호란 때에 청나라군이 이곳 한봉을 장악하고 화포를 쏘아 인조가 머물던 행궁에까지 포탄이 떨어졌다. 그래서 호란 뒤인 숙종 19년(1693)에 한봉성을 새로 쌓았다. 한봉성은 다른 성곽과 달리 폐곡선을 이루지 않으며, 성의 길이는 약 1km다.

 

한봉을 지나면 벌봉으로 이어진다. 벌봉 직전에 은고개로 내려가는 삼거리가 나온다. 서울에 살 때는 주로 마천동에서 남한산성에 올랐는데 광주로 이사를 오고 보니 이젠 반대 방향에서 남한산성을 오르게 된다. 골고루 다녀보는 것도 좋은 일이다.

 

이 코스는 일부 급경사 구간을 제외하고는 전체적으로 걷기에 좋은 길이다. 가까이에 이런 예쁜 산길이 있어 행복하다.

 

* 걸은 시간; 5시간(11:00 - 16:00)

* 걸은 거리; 약 10km

* 걸은 경로; 광지원리 - 노적산 - 약사산 - 약수산 - 한봉 - 삼거리 - 엄미리 능선 - 은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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