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한 번째 <토요 걷기>는 한강 어귀에서 안양천을 따라 올라가며 안양시 석수동까지 걸었다. 맑고 따스한 봄날 오후, 걷기에는 안성맞춤이었다. 연초록의 새 잎들이 고왔고, 길가에는화려한 철쭉이 나오기 시작했다. 오래 가물어서인지 안양천 물은 전보다도 더 오염이 심했다. 일부 구간에서는냄새가 심하게 났다. 그래도 천에서는 굵은 잉어가 물살을 가르고, 때 이른 백로가 벌써 찾아왔다.
* 걸은 시간 ; 12:30 - 17:00
* 걸은 거리 ; 약 22 km
* 걸은 경로 ; 서울 양평동 - 안양천 - 안양시 석수동 관악역
안양시내에서는 우연히 오래된 다리를 하나 만났다. 경기도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는 만안교(萬安橋)였다.
이 다리는 정조(正祖)가 부친인 사도세자의 능을 참배하러 가기 위해 만들었다고 한다. 정조19년(1795)에 세워졌으니 200 년이 넘었다. 3 개월만에 완성되었다는 다리치고는 굉장히 튼튼하면서 크다. 길이 31 m, 너비가 8 m나 되는 아치형으로 조선 후기의 대표적인 홍예석교예라고 한다. 정조 자신도 이 다리에 만족해 하며 백성들이 만년동안 편안히 이 다리를 건너다니라는 뜻으로 직접 만안교라 작명했다 한다.
저녁에는 별장가든에서 삼삼회 모임이 있었다. 서울서부터 걸어서 왔다고 하니까 다들 이상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오전에는 탁구를 치고, 오후에는 걷고, 그 탓인지 고기와 술을 자제하지 못했다. 끝나고는 C의 집에까지 따라가서 또 복분자에 취했다. 다음날은 아픈 머리를 싸매고 집에서 쉬어야했다.
그날 음식점 마당의 겹벚꽃이 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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