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한식에는 고향에 내려가서 산소 주위에 측백나무를 다시 심었다. 전에 심었던 것은 염소가 올라와 잎을 다 뜯어먹어서 대부분 고사해 버렸기 때문이었다. 염소는 못 먹는 게 없다.
봄햇살 따스한 날이었다. 밭가에 있던 오동나무도 베어내고 톱으로 썰어 두었다. 어머니와 둘이서 작업을 했는데 오랜만의 노동인지 힘이 들고 금방 지쳤다. 일에 익숙하지 않은 탓일 것이다.
뒷산에는 자주괴불주머니가 변함없이 피어났다.
전에 이웃에 살았던 친척들이 들리는 바람에 서울로 출발하는 시간이 늦어졌다. 그래도 오랜만에 만난 사촌들이 반가웠다. 형은 여전히 큰소리 뻥뻥 쳤고, 어른들은 그런 형을 여전히 사랑스러워했다.
내려가던 날은 벚꽃을 보러 고속도로에서 빠져나와 청풍으로 갔다. 그러나 청풍호를 따라이어진 벚나무는 아직 개화하기 전의 봉오리 상태였다. 이번 주말에 벚꽃 축제가 열린다고 한다. 위도상으로는 훨씬 위인 서울보다도 늦다. 대신 청풍문화재단지 안의 남쪽을 향한 경사지에 있는 꽃나무들은 환하게 꽃을 피웠다. 그러나 매화인지 벚꽃인지 살구꽃인지는 내 눈으로는 잘 가늠이 되지 않았다. 아무리 꽃을 보아도 모르는 것 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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