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나무

서초동 향나무

샌. 2008. 12. 27. 06:14



지하철 서초역 사거리에 큰 향나무가 있다. 높이가 15.5 m에나이가 870 살이나 된 서울에서는 가장 크고 오래된 향나무다. 이 나무는 나이에 비해 줄기는 굵지 않은데 키가 커서 무척 날씬하다. 그리고 일반적인 향나무의 특징인 가지의 뒤틀림 현상도 별로 없이 곧게 자랐다.

 

신촌에 나가는 길에 이 나무를 보기 위해일부러 길을 돌아서 서초역에서 내렸다. 나무는 도로 한가운데 있어서 가까이 접근할 수가 없다. 이곳은 지금은 대법원과 대검찰청이 들어선 법원 단지이지만 전에는 비닐하우스촌이었다고 한다. 개발이 되면서 나무는 고립무원이 되었는데 그래도오래된 나무를 지키고 보호하려는 배려가 있어 고맙다.

 

사실 우리나라만큼 나무를 인간과 동일시하거나 신성시 하는 민족도 드물다고 한다. 나무를 시집 보낸다는 말도 있고, 또 벤 나무를 응달에 말리는 것을 나무를 재운다고 하는데 이는재목 조차 생명체로 보았다는 뜻이다. 얼마 전에는 남대문 중건에 쓸 소나무를 베면서고사를 지내고 어명임을 나무에 알리기도 했다. 이는 우리 선조들이 나무를 단순한 식물이 아니라 영이 깃든 존재로대우했다는 말이 된다. 이런 자연관은 우리의자랑스러운 문화적 유산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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