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나무

경복고 느티나무

샌. 2009. 1. 30. 15:29



경복고등학교 구내에는 시 보호수로 지정정된 느티나무가 한 그루 있다. 수령은 565 년이라고적혀 있지만 얼마나 사실인지는의문이다. 오래된 나무를 일 년 단위까지 자세하게 나타내는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러나 그런 년수를 떠나서 이 나무와는 여기서 근무하는 5 년동안 정이 많이 들었다. 사람이라면 초지일관 한 자리에서 자신의 위치를 지키지는 못했을 것이다. 사실 나무에 대해 존경의 념을 품는 게 그것이다, 힘들어도 어려워도 나무는 자신의자리를 지킨다. 나무는 인간처럼 촐삭대지는 않는다. 세파에 시들려 축 처진 몸과 마음으로 교정을 나설 때, 세상과 인간을 원망하며 무거운 발걸음을 옮길 때 느티나무는 한결같은 모습으로 그 자리에서 나를 지켜봐 주었다. 출근길의 바쁜 발걸음이며 퇴근길의 지친 발걸음을 느티나무는 말없이 지켜 보았다. 이 나무가 수령이 몇 년이고 보호수로 지정되었느냐 아니었느냐가 중요하지 않다. 다만 그와 나와의 만남이 중요한 것이다.

 

회자정리(會者定離)라, 그것이 오직 사람뿐이랴. 차라리 사람 아닌 것에서에 이별의 정을 듬뿍 느낄 수 있지 않으랴. 사람이 못돼 먹은지 모르지만 난 차라리 사럄보다는 나무나 바위가 좋다. 최소한도 그들의 일관수미함이 줗다.

 

하여튼 큰 나무 옆에 옆에 벗하며 생활하면 행복한 일이다. 그래서 나의 5 년은 세상적으로는 힘들었을지라도 이 나무와 벗하며 지냈으니 더없이 행복한 일이다. 사실 나로서는 사람 사귑보다 나무 사귐이 훨씬 더 행복했다. 이 무상(無常)의 세계에서 나무만큼 인생의 철리(哲理)를 깨닫게 해 줄 존재도 없는 것 같다.

 

널 다시 언제 만날까? 내 생전에 다시 만나지 못할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여기 이승의 인연으로 우리가 만나지 않았느냐. 참으로 소중했던 만남이었다. 너는 묵묵하고 아리따운 모습으로 그 자리에 서 있다. 나는 너의 곁을 잠시 스쳐 지나간다. 인생이란 늘 그러하거늘.... 슬프고 쓸쓸하고 그리운 그 무엇...

 

낮술에 많이 취했다....

'''''''''

저녁 햇살을 꼬옥 껴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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