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으려 하면 죽지 않고
살려고 하면 살지 못하오.
만물이란 보내지 않을 수 없고
맞이하지 않을 수 없으며
파괴하지 않음이 없고 이루지 않음이 없소.
그 이름을 '혼돈의 안정'이라고 하오.
'혼돈의 안정'이란 혼돈 이후에 이루어진다는 뜻이오."
殺生者不死
生生者不生
爲物 無不將也
無不迎也
無不毁也 無不成也
其名爲영寧
영寧也者 영而後成者也
- 大宗師 6
여왜의 말이 계속되고 있다. 첫머리의 "죽으려 하면 죽지 않고, 살려고 하면 살지 못하오."는 병법에도 나오는 말이지만 그런 차원의 것은 아닐 것이다. 현재의 '나'가 죽어 없어질 때, 진정한 '나'로 태어날 수 있다는 뜻이리라. 예수의 말씀 중 "제 목숨을 보존하려고 애쓰는 사람은 목숨을 잃고, 목숨을 잃는사람은 목숨을 살릴 것이다."라는 의미와 같다고 본다. 그런 것이 진리의 역설이다. 죽으려 하면 살고, 살려고 하면 죽는다. 얻으려고만 하면 잃고, 버리면 얻는다.
변화하는 세상에서는 집착할 것도 물리칠 것도 없다. 그런다고 올 것이 오지 않고, 갈 것을 붙잡아 둘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여기서 '혼돈의 안정'이라는 것은 도(道)의 또 다른 이름이라고 할 수 있다.얼핏 보면 혼돈스럽지만 그것은 안정의 다른 측면일 뿐이다. 마치 태풍의 눈처럼 지도리[樞]로서의 중심은 고요하다. 우리가 거할 곳은 바로 거기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