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나침반

장자[42]

샌. 2008. 10. 7. 10:25

무릇 도(道)는 정이 있고 믿음이 있으나

다스림도 없고 형체도 없어

전할 수는 있으나 받을 수는 없으며

체득할 수는 있으나 볼 수는 없는

스스로 근본이요, 스스로 뿌리다.

천지가 있기 전에 옛날부터 이미 존재하여

귀신과 천제를 신령스럽게 하고, 천지를 낳았다.

태극보다 먼저 있었으나 높다고 하지 않고

육극의 아래에 있으나 깊다고 하지 않으며

천지보다 먼저 살았으나 장구하다고 하지 않으며

상고(上古)보다도 오래 되었지만 늙었다고 하지 않는다.

 

夫道有精有信

無爲無形

可傳而不可受

可得而不可見

自本自根

未有天地 自古以固存

神鬼神帝 生天生地

在太極之先 而不爲高

在六極之下 而不爲深

先天地生而不爲久

長於上古而不爲路

 

- 大宗師 4

 

중국철학을 공부하지 않았으므로 도(道)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다. 그저 막연히 도란 우주 만물의 근원 정도로 이해하고 있다. 서양철학의 로고스와 비슷하다고 할까, 만물을 존재하게 하는 내적 본질, 만물이 생성소멸하는 원인이 되는 기(氣) 같은 이미지가 도에 대해서 내가 갖고 있는 개념이다. 아마 장자는 우주를 설명하는 추상적 개념으로서 도를 받아들였을 것이다. 그러나 도가 무엇인지는 인간의 언어로 셜명할 수가 없다. 노자도 '道可道非常道'라고 했다.

 

장자는 여기서 도의 특징을 말하고 있다. 도는 주고받거나 인식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그렇지만 실제로 존재하는 그 무엇이다. 도는 만물의 근본이면서 천지가 생기기 이전부터 존재해 왔다. 시공간을 초월해 있는 그 무엇이다. 도는 억지로 함이 없이 모든 변화를 만들어낸다. 그것이 도(道), 자연(自然)의 특징이다. 도(道), 즉 무위(無爲)를 닮는 것이야말로 노장철학의 기본 메시지다.

 

그러므로 장자가 볼 때 인생 최고의 목적은 도(道)와 하나되는 것이다. 장자는 '도를 얻는 것'[得道]을제일 중요하게 여겼다. 그 단계에서는 마음을 비워 세상 번뇌가 없어지고 인식의 전환이 일어난다. 세상을 살지만 세상을 벗어난 사람이 되는 것이다. 찰나의 표피적 기쁨이 아니라 영원한 영적 행복을 맛본다. 예수가 말한 목마르지 않는 샘물 비유가 이 경우에도 맞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많은 성현들이나종교의가르침에는 공통되는 부분이 있다. 진리라 부를 수 있는 이런 가르침은 인류 최고의 정신적 유산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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