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공세리성당에는 오래된 고목들이 여러 그루 있다. 그중에서 성당 바로 앞에 있는 이 팽나무는 우람한 기상이 아름다운 서양식 성당 건물과 잘 어울린다. 서로가 세월의 연륜을 확인시켜 주는 듯 하다.
수령은 삼사백 년이 족히 되어 보이는데 백 년 가까이 된 성당 건물보다는 한참이나 선배뻘이다. 옛날에는 이곳이 해운 운송의 중심지였고, 물건을 보관하는 창고나 사무실같은 건물들이 여럿 있었을 것이다. 1800년대 말에 충청도에서는 두 번째로 이곳에 성당이 세워졌다. 야트막한 언덕에 서 있는 이 팽나무는 그 모든 변화의 과정을 말없이 지켜보고 있었으리라. 뜨거운 여름 한낮, 팽나무 옆의 성모상도 나무 그늘에서 잠시 쉬시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