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사이에
사이가 있었다 그
사이에 있고 싶었다
양편에서 돌이 날아왔다
- 사이 / 박덕규
흔히 부부를 일심동체라고 하는데 어떻게 보면 참 무지막지한 말이다. 두 인격체가 같은 마음, 한 몸이 된다는 것은 기계나 로봇이 아니고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심동체가 꼭 이상적 관계만도 아니다. 한자로 '人間'은 '사람 사이'라는 뜻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당연히 사이가 있어야 한다. 그 사이로 바람이 지나고 물소리가 들려야 한다.
사람 살기의 어려움은 결국 '사이', 즉 관계를 어떻게 맺느냐에 달려 있다. 시인이 말하는 '사이에 있기'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이쪽 저쪽 편가르기를 하는 세상의 견해에 매몰되지 않고 자신을 지켜나가는 삶을 말하는 것일까? 세상의 비웃음이나 돌팔매 쯤 무시해 버릴 오기가 있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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