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화학적으로는 인간의 복잡한 감정도 여러 종류의 신경전달물질과 호르몬의 작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사랑도 마찬가지다. 사랑이 싹트고, 사랑에 도취되고, 그리고 종국에는 시들해져 가는 과정도 두뇌 안에서 일어나는 화학적 작용으로 설명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물질적인 설명은아무리 완벽하게되어도 반쪽의 역할밖에 하지 못한다. 꽃을 과학적으로 이해하는 것과 인간의 심미적 감동과는 별개의 문제다.
과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여러 종류의 호르몬들이 사랑의 감정에 관계된다고 한다. 비록 제한적이긴 하지만 인간 본성을 이해하는데는 물질적 측면 역시 무시할 수가 없다. 인간의 사랑에 관계된다는화학물질들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1. 테스토스테론 : 남성다운 체격이나 근육, 활력이나 자신감, 공격성 등을 발현시키는 남성 호르몬이다. 사춘기를 지나면서 이 호르몬이 분비되고 수염이나 굵은 목소리, 성기관 발달 등 남성적 특징이 나타난다. 그러나 남자들은 40 세가 지나면서 테스토스테론이 감소하기 시작하고 성기능이 저하된다.
2. 에스트로겐 : 소녀를 여자로 만드는 여성 호르몬이다. 난소에서 분비되며 월경, 배란, 유방의 기능등에 관계된다. 우리가 말하는 여성성은 이 호르몬이가진 특징이다. 이성을 향한 갈망은 테스토스테론과 에스트로겐이 지배한다고 할 수 있다.
3. 도파민 : 사랑의 첫 단계에서 상대방에게 호감을 느끼는 시기에 분비된다. 이 호르몬은 특정의 개인에게 끌리는 호감을 느끼게 한다. 이때는 상대방의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감을 느낀다.
4. 페닐에틸아민 : 사랑에 깊이 빠졌을 때 분비되는 호르몬이다. 이 호르몬은 중추신경을 자극하는 천연각성제 역할을 한다. 대뇌 번연계의 신경세포가 페밀에틸아민으로 가득 차 상대방에게 홀린 듯한 황홀감을 느낀다. 연인들은 행복감에 도취되며 활기가 넘치고 쾌활해진다. 밤새 마주보고 앉아서도 지칠 줄 모르며 몇 시간이고 되풀이해서 성교를 즐긴다. 특이한 점은 페밀에틸아민이 스릴을 느낄 때 더 많이 분비된다는 사실이다. 이 사실은 사람들이 위기에 처할 수록 더 사랑에 빠지게 되는 이유를 설명한다. 극적인 요소가 있을 때 사랑은 더욱 불타 오른다.
5. 옥시토신 : 상대방을 꼬옥 안아주고 싶어지는 사랑의 호르몬이다. 옥시토신은 성적 흥분, 짝짓기, 오르가즘, 둥지 만들기, 출산, 젖 먹이기 등의 모성 행동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르가즘을 느낄 때 특히 이 호르몬이 다량 분비된다고 한다.
6. 엔돌핀 : 강력한 페닐에틸아민의 효과도 그리 오해 지속되지는 못한다. 사랑이 안정 단계에 접어들게 되면뇌에서는 엔돌핀이 생성된다. 엔돌핀은 진통 효과가 커서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고 안정감을 준다. 이때 사랑의 기쁨이 몸과 마음에 충만한 경험을 한다. 사랑에 빠져 격정적인 순간을 보낸 남녀에게도엔돌핀이 분비되고 둘은 안전하고 평온한 느낌을 공유한다.
7. 페르몬 : 사랑의 작용에는 호르몬 뿐만 아니라 냄새도 큰 역할을 한다. 페르몬은 피부나 생식기 주변에서 밖으로 확산되는 휘발성 및 방향성 물질이다. 특히 동물의 경우에 이 페르몬의 역할이 크다. 인간의 사랑도 냄새로부터 시작되어 체내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에 의해 조절된다고 한다.
과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사랑의 단계마다 뇌에서 분비되는 화학물질의 종류가 다르다고 한다. 그런 호르몬의 영향에 의해 사랑의 감정이 달라진다.어느 시기는 열정적으로, 또 어는 때는 안정적으로, 그리고 마지막에 사랑이 식어가는 과정에는 이런 사랑의 화학물질들이 관계된다. 그리고 남녀가 만난지 2 년 정도가 되면 대뇌에 항체가 생겨서 사랑의 화학물질이 더 이상 생성되지 않고 오히려 사라진다고 한다. 때문에 사랑의 감정이 변하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과학적으로 볼 때 사랑의 유효기간은 2 년, 길게 잡아도 3 년인 셈이다. 생물학적으로는 3 년마다 짝을 바꾸어야 샘물이 끊이지 않듯 사랑이 유지되는지 모른다.
그러나 사랑의 감정을 호르몬으로만 해석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것은 사랑을 설명하는 반쪽밖에 되지 못한다. 세월이 흐르면서 시각적 아름다움이 사라지고,육체적 매력도 사라지게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인간에게는 더 깊은 차원의 상호간 교류가 있다. 그것은 지성과 품성이 어우러진 완숙한 인간미라고 할 수 있다. 또는 아직 우리가 잘 모르는 영적인 차원도 있을 수 있다.인간의 사랑이란 그런 지적인 영역에서의 아름다움을 가꾸고 함께 공유할 때 비로소 꽃 피우게 된다.누구의 말대로 '살'과 '말'이 조화를 이룰 때 사랑은 사랑의 유효기간에 관계없이 점점 성숙되어 갈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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