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나침반

장자[12]

샌. 2008. 3. 16. 08:11

사물은 본래 그런 것이고, 본래 옳은 것이다.

사물은 그렇지 않은 것이 없고, 옳지 않은 것이 없다.

고의적인 인위로 대립시킨 것이

들보와 기둥, 문둥이와 서시의 경우다.

우원하고 괴이하지만 도는 통하여 하나가 된다.

그것을 나누어 분별하는 것은 다듬어 다스리는 것이고

그 다듬어 다스리는 것은 훼손하는 것이다.

무릇 사물은 다듬어 훼손함이 없으면

다시 통하여 하나가 된다.

오직 달인만이 통함을 알고 하나 되게 한다.

 

物固有所然 物固有所可

無物不然 無物不可

故爲是擧

정與楹 라與西施

恢궤휼怪 道通爲一

其分也 成也

其成也 毁也

凡物無成與毁

復通爲一

唯達者知通爲一

 

- 齊物論 5

 

'생활의 달인'이라는 TV 프로그램이 있다.일 솜씨가 어느 경지에 다다른 사람을 소개하는 프로인데, 어떤 사람은 겉으로 보이는 재주를 뛰어넘어 일의 본질에 다가간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그런 사람은 일자체와 하나가 된 것 같다. 사람과 일이 구분되지 않는다. 그런 사람은 일을 통해서 도(道)에 이르렀다 할 수 있는 '인생의 달인'이라고 불러도 될지 모른다. 마치뒤에 나오는 포정(包丁)과 비슷하다.

 

지금장자가 필요한 것은 이 시대가 너무 쓰임[用]의 측면만 강조하기 때문이다. 대운하를 만들려는 생각도 결국 자연과 우리를 분리된 것으로 보고 자연을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다는 현상적인 측면만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자는 사물의 깊은 차원을 보라고 한다. 많이 배우고 높은 자리에 앉아 나라를 좌지우지하는 사람들보다 도리어 삶의 현장에서 땀 흘리는 사람들에게서 진정한 인생의 달인을 만나게 된다. 그런 사람들은 뛰어난 재주를 갖고 있음에도 겸손하고 조심스럽다.험하게 나대지 않는다. 정치를 하는 사람들, 제발 좀 자신의 업적을 이루려 거창한 사업을 벌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도(道)를 논하기 이전에 조심성과 배려라는 품성만 갖추고 있어도 나라가 이렇게 험하게 되지는 않을 것이다.

 

'삶의나침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장자[14]  (0) 2008.03.30
장자[13]  (0) 2008.03.23
장자[11]  (0) 2008.03.09
장자[10]  (0) 2008.02.21
장자[9]  (0) 2008.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