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나침반

TAO[72]

샌. 2007. 2. 10. 15:19

이 세상 권위나 권력에 기죽지 않는다면

당신의 마음속에는

고귀한 권리가 깃들 테지요.

고귀한 권리를 행사할 줄 아는

참된 권위자가 될 테지요.

진정한 권위자는

자신이 사는 곳이 좁다고 여기지 않으며

자신이 태어난 곳을 싫증내는 법이 없지요.

왜냐하면

어디에 있든

이 세상 권위로부터 자유로우니까요.

무슨 일이든 싫증내지 아니하고 너그럽게 받아들이는

당신이 진정한 권위자랍니다.

정말로

타오와 함께 하는 사람은

스스로를 잘 알고 있기에

이 세상 권위에 굽실굽실하지 않는답니다.

스스로를 진정으로 사랑하기에

억지로 어깨 세우지 않는답니다.

타오와 함께하는 고귀한 사람은

무엇을 취하고

무엇을 버려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답니다.

 

民不畏威, 則大威至. 無押其所居, 無厭其所生, 夫唯不厭, 是以不厭.

是以聖人自知不自見, 自愛不自貴, 故去彼取此.

 

노자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인간형을 도덕경에서는 '성인'(聖人)이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이는 유가(儒家)나 기타 종교에서 말하는 성인과는 개념이 다르다. 그래서 번역자가 노자의 성인을 '타오와 함께 하는 사람'으로 옮긴 것은 일리가 있다고 본다. 장자는 성인이라는 말 외에 '지인'(至人), '신인'(神人)이라는 말을 동시에 쓰고 있다. 의미의 구별을 위해 도가(道家)의 용어로는 차라리 그런 말들이 더 나을 것 같다.

 

도가의 이상적 인간형은 세속을 초월한 자연인이며 자유인이다. 즉, 소박한 마음으로 자연과 하나되어 명리와 시비를 초탈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더 쉽게 말해 자연으로 돌아가 무위무욕(無爲無欲)의 소박한 인생을 사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은 몸은 세상 가운데 있어도 마음은 자연 속에 자연과 더불어 있다. 세상사에 대해 집착하는 정이 없으므로 시비가 그와 무관하다. 그러므로 '장자'에서는 지인을 이렇게 묘사하고 있다.

 

'지인(至人)은 매우 신비스럽다. 숲이 불에 타올라도 그를 뜨겁게 할 수 없고, 강물이 얼어붙어도 그를 춥게 할 수 없으며, 사나운 천둥이 산을 쪼개고 모진 바람이 파도를 일으켜도 그를 놀라게 할 수 없다. 그런 사람은 구름을 올라타고 해와 달에 걸터앉아 사해의 밖에서 노닌다. 삶과 죽음 따위가 그를 바꿀 수 없으니, 하물며 무슨 이해 관계에 그가 흔들리겠는가?'

이 장에서 노자는 그런 대자유인을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스스로를 잘 알고 있기에 세상 권위에 굽실거리지 않고, 스스로를 진정으로 사랑하기에 억지로 어깨 세우지 않는다'[自知不自見, 自愛不自貴]. 여기서 세상 권위란 세상이 가르치는 가치관과 비인간적인 위계 질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우리들 대부분은 저와는 반대다. 스스로를 잘 알지도 못하면서 세상 권위에 굽실거리고, 스스로를사랑하지도 못하면서 억지로 어깨 세우며 잘난 체 한다[不自知自見, 不自愛自貴].

 

'삶의나침반' 카테고리의 다른 글

TAO[74]  (0) 2007.02.20
TAO[73]  (0) 2007.02.13
TAO[71]  (1) 2007.02.06
TAO[70]  (1) 2007.02.01
TAO[69]  (0) 2007.0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