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의향기

무궁화

샌. 2006. 12. 27. 09:04



무궁화[Rose of Sharon, Hibiscus Syriacus]의 이름에서 보듯이 원산지는 중동 지방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기록에 보면 예로부터 우리나라가 무궁화의 나라[槿花鄕]로 불리었던 것 같다. 그만큼 무궁화를 많이 심고 가꾸었던 것 같은데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이라는 애국가 가사에 어울리지 않게 나라꽃이라고 하기에는 그만큼 사랑받고 있지는 못하는 것 같다.

 

나라꽃으로 지정하게 된 이유에는 날마다 새로운 꽃이 피어나는끈질긴 특성 때문이 아닌가 싶다. 꽃은 매일매일 피어나서 하루만에 통째로 떨어진다. 그리고 꽃을 볼 수 있는 기간도 긴 편이다. 단점은 진딧물이 많이 끼어 나무가 지저분하게 보인다는 것이다. 그것이 사람들이 기피하는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무궁화가 과연 나라꽃으로 적당한 것인가는 논란이 많다.

 

개인적 생각으로도 한국의 대표꽃이라고 하기에는 뭔가 부족한 듯 보인다. 우선 국민들의 사랑을 특별히 많이 받는 꽃이 아니다. 집의 정원에 나무를 심을 때 애써 무궁화를 선택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 이유가 무엇이든 무궁화는 관공서나 유적지를 장식하는 꽃으로 전락해 버렸다. 적어도 나라꽃이라면전국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꽃이어야 한다.

 

나는 개나리나 진달래가 훨씬 한국을 대표하는 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꽃은 풀꽃 중에서도 많이 있다. 우리나라 산야의 어디에서든 볼 수 있고 우리나라 정서를 나타내는 꽃들이 많다.

 

그런 점에서 북한의 국화 지정은 더욱 가관이다. 원래 진달래였는데 1991년에 김일성이 제일 좋아하는 꽃이었다고 해서 함박꽃으로 바뀐 것이다. 그쪽에서는 목란이라고 부르는 모양이다. 꽃이 예쁜 것은 부정하지 않지만 그것이 우리의 대표꽃이 될 수 있을지는 역시 의문이다.

 

그래도 나라꽃인 무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에 의해서 품종도 개량되고 많이 보급되고 있다. 그래도 이만큼이나마 무궁화를 볼 수 있는 것은 그분들의 노력 덕분일 것이다.

 

유달영 선생님의 다음과 같은 말은 되새겨볼 만 하다. "사랑하는 마음만 있다면 결점은 감싸안아야 할 소중한 부분일 뿐, 오히려 더 각별히 사랑받아야 할 이유다." 그것은 꽃뿐만 아니라 사람에도 적용되는 말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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