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의향기

신성리 갈대밭

샌. 2007. 1. 10. 09:13

 

서천군 한산면에 있는 신성리 갈대밭은 영화 ‘JSA’ 촬영지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해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금강 하구의 넓은 강물을 배경으로 강둑을 따라 6만여 평의 갈대밭이 펼쳐져 있다.


원래 이곳은 금강하구둑이 건설되기 이전에는 둑 안쪽의 논경지까지 드넓은 갈대밭이 있었다고 한다. 옛날 신성리 주민들은 갈대를 꺾어 빗자루를 만들어 쓰고, 장에 내다 팔아 생계를 꾸리기도 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의 갈대밭은 예전에 비하면 많이 축소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주민들과는 이제 아무 관계없는 외지인들이 찾아오는 관광지로 변했다.


갈대밭 사이로는 관광객들을 위해 이러저리 길이 나있고, 찾아오는 사람들을 위한 여러 배려가 눈에 띈다. 갈대밭을 거닐며 사계절 어느 때라도 각 계절이 지닌 독특한 정취를 느끼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그러나 강가나 해안을 따라 만들어진 갈대밭은 철새들이 찾아들며 온갖 생물들이 번식하고 쉬어가는 곳이다. 관광지화 된 갈대밭은 더 이상 그런 보금자리가 되지 못한다. 인간의 발길이 닿는 곳은 생태적 사막이 되기 때문이다.


신성리 갈대밭을 보면서 일부라도 그들의 몫으로 돌려줘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의 암사동 한강변을 생태계 보존 지역으로 지정하고 사람들의 출입을 금지시킨 결과 비록 좁은 면적이지만 동식물의 낙원으로 변하고 있다. 예전의 얼기설기 나있던 산책로는 이제 풀로 덮여 흔적도 없어졌다. 비록 그 안에 들어가지는 못하지만 밖에서 바라보며 저희들이 자연스럽게 자라는 모습과 여러 종류의 새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자연은 가장 자연스러운 모습대로 놓아두는 것이 인간에게도 결국은 도움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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