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라디오에서 듣게된 시 한 수의 내용이 인상적이었다.
시를 외우지는 못하지만 대체로 이런 노래였다. '산 속에있는 한 송이 야생화를 피우는데 온 숲이 필요하다. 바람도 태양도 꽃 한 송이를 피우기 위해서 존재한다. 지구는 작은 꽃 한 송이의 화분이다.'
이 세상에 하찮은 존재가 어디 있겠는가? 모든 존재들은 우주 만큼의 무게를 가지고 있다. 그것이 그것으로 존재하게 하는데 전 우주의 힘이 필요한 것이다. 돌멩이 하나가 떨어지는데도 지구 전체가 합심해서 잡아당기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모든 존재는 서로 비교될 수 없는 가치를 가지고 있다.
뱀무는 봄 들녘에서 흔히 만나는 꽃이다. 어쩌면 너무 흔해서 그저 그런 노란 꽃 중의 하나로 별 신경을 쓰지 않고 지나치는 꽃이라 할 수 있다. 이름 또한 좋은 인상을 주지 못한다. '뱀' 자가 들어있어서 그런지 사람을 끄는 힘마저 없다.
그러던 어느날 가까이서 뱀무꽃을 들여다 보았을 때 뱀무의 아름다움을 새롭게 발견했다. 그저 그런 꽃은 없다. 모두가 자기만의 독특한 아름다움이 있는 것이다. 대체로 사람들은 화려한 색깔이나 모양에 끌려서 평범 속에 숨어있는 아름다움을 보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장미의 화려함에 가려져 민들레의 소박미를 보지 못한다. 장미가 민들레를 없수이 여기거나, 민들레가 장미를 시샘하는 일은 없다. 이것이 자연이 만드는 조화다.
사람이 작은 꽃 한 송이에서 배우고 닮아야 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사람도 자연의 일부분이건만 사람의 마음과 행동은 자연의 원리에서 자꾸만 벗어나고 있다. 사람이 하늘로부터 받은 자연성의 회복이야말로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선결 조건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