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의향기

수리산에서 변산바람꽃을 보다

샌. 2006. 3. 11. 17:58

변산바람꽃을 보기 위해Y 형과 같이 수리산을 찾았다. 사진으로만 접한 변산바람꽃이 너무나 예뻐서 지난 달에는 변산까지 찾아갔으나 만나지 못했는데 다행히 서울에서 가까운 수리산에도 변산바람꽃이 있다는 정보를 듣고 찾아간 것이다.

 

어제 과음을 한 탓에 몸 상태가 아주 좋지 않아서 높이가 500m에도 못 미치는 수리산을 오르는데 무척 힘이 들었다. 올들어 처음 황사가 나타났고, 안개까지 자욱하게 끼여 시정 또한 좋지 않았다.

 





슬기봉에 오른 뒤 동막골을 향해 내려가는 계곡길에서 정말 바람같이 나타난 변산바람꽃 군락지를 만날 수 있었다. 4시간여 산길을 걷는 동안 꽃이라고는 유일하게 만난 것이다. 어디서 피는지도 전혀 알지 못하고 찾은 산이었기에 더욱 기뻤다. 얼마나 반가웠는지 둘이서 악수를 나누며 환호 하였다.

 

여러 장의 사진을 찍었지만꽃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데 애를 먹었다. 대체로 흰색의 꽃이 사진 찍기가 힘들다. 더구나 삼각대를 가져가지 않아 가까이 클로즈업 하는데에 한계가 있었다.

 

다른 사람들이 찍은 꽃사진을 보면 탄성이 절로 나온다. 그래서 나중에 실물을 보게 되면 실망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 변산바람꽃도 머리 속에 그리던 것과는 조금 차이가 났다. 그러나 현장에서 보는 꽃에는 사진이 결코 흉내낼 수 없는 자연미와 소박미가 있다.

 



경칩이 지난 계절이어선지 얼음 풀린 계곡물에서는 개구리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가장자리를 따라 무더기를 이룬 개구리알이 자주 눈에 띄었다.

 

공사를 하느라 계곡 생태계가 완전히 파괴되었는데 어디서왔는지 금방 이렇게 생명 세상이 되었다고 옆에서 장사 하시는 분이 감탄을 하신다. 자연의 생명력은 대단하다는 것을 실감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제 곧 저 작은 알 하나하나에서 새 생명이 탄생하게 될 것이다.

 



산을 넘어 안양 병목안으로 내려왔는데 공원을 만든다고 산을 통째로 깎아내고 있는 현장이 있었다. 산을 훼손시킨 모습이 내 눈에는 너무 안타깝게 보였다. 산을 깎아내고 가파른 경사면에다 인공분수를 만든다는데 도저히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되는 발상이었다. 그것은 같이 간 Y 형도 동감을 했다.

 

인간의 휴식처를 만드는 것은 좋으나 그것이 자연을 파괴하고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면 차라리 손 대지 않으니만 못하다고 생각한다. 저렇게 산을 발가벗겨 놓고 거기다 다시 나무를 심고 인공 자연을 만들려는 것이 나에게는 슬픈 코미디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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