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의향기

변산바람꽃

샌. 2006. 3. 17. 14:06



변산바람꽃은 1993년에 전북대학교 선병륜 교수님이 변산반도에서 발견해 한국 특산종으로 발표하였다. 그러나 지금은 변산반도에만 있는 것은 아니고 제주도로부터 설악산까지 우리나라 전국에서 볼 수 있다. 다만 자라는 지역이 한정되어 있고 개체수도 적어서귀한 대접을 받고 있는보존 가치가 높은 꽃이다.

 

겨울이 지나고 봄소식이 들리기 시작하면 인터넷에는 남녘 제주도에서부터 변산바람꽃을 봤다는 소식이 올라오기 시작한다. 이 꽃은 봄이 오며 가장 먼저 피는 꽃일 것이다. 사람들은 아리따운 변산 처녀라는 애칭으로 부른다.

 

사뭇 사진으로만 접하다가 나도 올해는 직접 변산처녀와 해후를 했다. 수리산에도 변산바람꽃이 핀다는 정보를 접하고 무작정 찿았던 수리산에서 정말 우연히 등산로에서 만난 것이다. 그것도 예정했던 코스에서 벗어나 길을 잘못 들어서 만난 행운이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넓은 산 속에서 변산바람꽃이 피는 곳은 거기 한 곳 뿐이라고 하니 인연이 있지 않고서야 어떻게 그렇게 만날 수 있을까 싶기도 하다.

 

꽃을 사랑하는 사람이 보고 싶었던 꽃을 만나게 되었을 때의 기쁨은 말로 형언할 수가 없을 정도이다. 나도 그 순간은 가슴이 터질 듯 벅찬 감동에 환호성을 질렀다.

 

변산바람꽃은 꽃받침 5장이 꽃잎과 수술을 떠받치고 있는데 꽃잎과 수술의 색깔이 선명하고 다양해서 눈길을 끈다. 그것이 다른 바람꽃들과 다른 특징이다.

 

아직 겨울 기운이 가시지 않은 산 속에서 찬 바람에 하늘거리며 몸을 흔들고 있는 변산바람꽃을 본다면 누구나 그 매혹적인 자태에 혹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수리산에는 나만의 비밀 장소가 하나 더 늘었다. 앞으로 거기는 매년 이른 봄이 되면 변산처녀와 데이트를 하는 호젓한 장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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