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이 지나간 하늘이 참 곱다. 오늘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 종일 하늘에 취한 하루였다.
낮에는 짬을 내어 인왕산에 올랐다. 중턱 소나무 그늘 아래 앉으니 맑게 세수를 한 서울의 초가을 풍경이 맑고 아름답다.
왼쪽이 북악산이고 가운데 멀리에 남산과 남산 타워가 보인다.
오늘은 땅도 하늘색을 닮아 날아갈 듯 가볍고 밝다. 이런 날은 모든 것을 가진 듯 마음이 풍요로워지고, 그저 고맙고 감사하기만 하다.
저녁에는 토평의 한강변에 나갔다. 해가 지면서 하늘은 순간 순간 색채의 마술을 보여준다. 그 노을마저 사라지고 난 뒤 무채색으로 변한 하늘은 더욱 아름답다.
금성과 초생달이 나란히 서쪽 하늘에 나타났다. 아쉽게도 도시의 야경을 배경으로 찍으려던 계획은 위치를 잘못 잡아서 어긋나 버렸다. 그래도 마냥 기분이 좋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오늘만 같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