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녁 남서쪽 하늘에서는 금성과 목성이 데이트를 즐기고 있다. 숨어서 밀회를 즐기던 둘은 해가 지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다. 두 별은 지난 2일에 가장 접근을 했다는데 어제 저녁에는 약 4도 정도 떨여져 있었다. 왼쪽 밝은 별이 금성이고, 오른쪽에 있는 약간 어두운 별이 목성이다.
이 두 별은 워낙 밝아서 도심에서라도 고개를 하늘로 돌리면 수월하게 만날 수가 있다. 금성의 남쪽 아래로는 처녀자리의 스피카도 볼 수 있었는데 사진에서는 잘 나타나지 않는다.
석양을 보러 왔던 사람들도 하나둘씩 자리를 뜨고 둘만이 남은 자리, 하늘에서는 두 별이 점점 영롱하게 빛나고 있다. 하늘을 잊고 별을 잊고 사는 것이 당연시되는 요즈음인데, 그래도 가끔씩 이렇게 별을 보고 나면 마음 한 구석이 환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