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비 온 뒤 풍경

샌. 2005. 8. 21. 07:46


 

며칠간 추적추적 내리던 비가 그쳤다. 서울 하늘을 무겁게 짓누르던 탁한 공기층이 사라지고 밝고맑은 새 하늘이 열렸다.

남한산성에 오르니 눈 가는데까지 시야가 트였다. 서울을 둘러싸고 있는 산들이 모두 겹겹이 드러났다. 지나는 사람들 모두가 이런 희귀한 전망에 감탄을 한다. 어떤 사람은 강화도 마니산, 개성 송악산도 보인다고 하는데 정말인지 확인할 수는 없다.

 


 

산 위에서 해가 질 때까지 기다리며 멋진 노을을 기대해 봤지만 대기가 너무 맑은 탓인지 장관을 연출해 주지는 않는다.

잠깐 불 붓듯 타오르더니 아쉽게도 이내 식어 버린다. 해 진 뒤의 여운이 없어 아쉬웠다. 주위의 사람들은 작은 풍경 하나 놓치지 않으려는 듯 자리를 뜨지 않는다.

 


 

해가 지고 하늘의 조명이 사라지자 이번에는 땅에서 꽃불이 피어났다. 멀리서 바라보는 인간의 흔적들 또한 아름답다 하지 않을 수 없다. 저 작은 불빛 하나 하나들 마다 온갖 색깔들의 사연들로 인하여 반짝이고 있을 것이다. 기쁨과 슬픔과 환희와 비탄과 희망과 절망들....

 

이번 비로 여름 더위가 가시고 가을이 시작된다고 한다. 비 내린 뒤가 아니더라도 오늘 같은 날이 늘 있어준다면, 그래서 잃어버린 파란 가을 하늘을 올해에는 자주 자주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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