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300mm

샌. 2005. 8. 3. 22:59


 

어제 저녁부터 오늘 아침 사이에 전주에는 300mm 가까이 되는 비가 내렸다. 밤 내내 줄기차게 내리는 빗소리 때문에 여러 번 잠을 깨었다. 무슨 사고라도 날 것 같은 두려움도 들고, 괜히 천둥소리에 놀라기도 했다.

 

새벽이 되니 어디선가 계속 사이렌 소리가 들렸다. 나중에 확인해 보니 이웃 주택가에서 침수가 시작되어 대피하라는 경고 사이렌 소리였다.

 

아침에 나가보니 골목은 온통 물로 가득했다. 자동차는 반 이상 물에 잠겨있고, 골목으로는 보트가 왔다갔다 하고 있다. 그것도 물이 많이 빠진 게저 정도라니 새벽에는 얼마나 혼란스러웠을지짐작이 된다.

 

저 골목 오른쪽에 처가쪽 큰집이 있는데 방으로 물이 들어와 지금 식구들이 옥상에 대피해 있다는 연락이 왔다. 그런데 가까이 가 볼수가 없다.

 

이곳은 저지대라 늘 침수 피해를 겪는다고 한다. 그렇더라도 잘 돌아가던 현대도시가 한 순간에 수상도시로 변해 버린 풍경은 괴이하기만하다.

 

300mm의 비가 적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홍수에 대한 대비가이렇게 소홀했는지 모르겠다. 지자체들은 인기 사업에 신경을 쓸 게 아니라 기본적인 시민의 주거 조건에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할 것이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다지만 졸지에 변를 당한 수재민들은 지금 마음이 얼마나 심란할까? 빠른 복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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