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례상에 올릴 나물을 끓이며 어머니가 말씀하셨다.
"다른 집도 사는게 다 똑 같더라."
그리고는 옆집의 누구는 형수와 틀어졌고, 또 누구네 집은 형제간의 불화가 아직껏 계속돼 서로 남보듯 한다면서 지나가는 소리처럼 하셨다.
그러나 '다른 집도'에서 '도'를 강조하시는 마음이 어떤 것인가를 알기에 내 마음도 슬퍼졌다.
이번 추석에는 찾아온다던 막내를 잊지 못하시기 때문일 것이다.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고, 어려운 자식에 눈길이 더 가는 것이 부모의 심정이리라.
추석날 아침에는 비가 내렸다. 반짝 나온 햇빛에 고향집 토란 잎 위 물방울 세 개가 보석처럼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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