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읽는기쁨

고마워, 내 사랑 / 원재훈

샌. 2005. 4. 29. 10:40

창문을 열자, 새소리가 들려온다

고마워, 내 사랑, 내 마음이 저 새소리를 들을 수 있다니

보이지 않는 것들을

들리게 해 주는 것은

오로지 너의 사랑뿐

 

소나무 가지 사이에 새 한 마리 휙 날아간다

고마워, 내 사랑, 저 날아가는 새들을 보여 주다니

들리지 않는 것들을

보이게 하는 것은

오로지 너의 사랑뿐

 

들리고 보이는 모든 것들은 먼 곳에서 오지 않았다

창문을 열면 바로 거기에 있었다

내 심장보다도 더 가까운 곳

내 눈물, 웃음보다 더욱 더 가까운 곳

그곳에 님이 있었다

고마워, 내 사랑

정말 고마워

 

- 고마워, 내 사랑 / 원재훈

 

시인이 "고마워, 정말 고마워"라고 하는 내 사랑은 누구일까?

사랑은, 창문 밖의 새소리를 볼 수 있게 해 주고,작은 풀꽃의 미소를 들을수 있게 해 준다.

그 사랑은 내 심장보다도 가까운 여기에 있다.

 

이 시를 읽으며 한 시인이 생각났다.

평생을 신(神)의 사랑에 취해서 살았던 중세 페르시아의 시인 '루미'.....

 

'나는 사람들 눈에 띄지도 않을 만큼 작은데

이 큰 사랑이 어떻게 내 몸 안에 있을까

 

네 눈을 보아라, 얼마나 작으냐

그래도 저 큰 하늘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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