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기운을 느껴보려고 한강에 나가다. 남쪽의 꽃소식은 가슴을 설레게 하는데 그러나 이곳 강변의 싸늘한 바람은 몸을 움츠리게 한다. 봄은 마음으로 먼저 찾아와서 애를 태우지만 정작 본인은 느릿느릿 올라오시려는가 보다.
일요일 오후건만 한강 둔치에는 나들이 나온 사람들의 모습이 드문드문하다. 뚝섬유원지의 오리 보트들도 아직 겨울처럼 한데 묶여있다. 곧 따스한 봄바람이 불어오면 저기 오리 가족들도 사람들의 명랑한 웃음을 싣고 한강을 헤엄칠 것이다.
차가운 강변에 서니 봄이 더욱 기다려진다. 그러나 봄의 선발대는 이미 상륙해 있을 것이다. 대기 중에는 선전포고를 앞둔 듯 벌써 팽팽한 긴장감이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