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커피 반 잔

샌. 2004. 12. 7. 17:52

 

속이 탈이 나서 일주일째 죽이나 싱거운 밥을 먹으며 지내고 있다. 좋아하는 술과 커피는 입에도 대지 못한다. 일년에 한 두 차례, 알코올과 커피가 과할 때는 꼭 이렇게 탈이 난다.

 

원래 위와 장이 부실해서 작은 찬 기운에도 설사가 나는데, 사실 술, 고기, 커피 같은 것이 내 몸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어쩌다 이런 걸 과용하게 되면 속이 쓰리면서 이상 징후가 나타나는 것이다. 그럴 때 상당 기간 기호품을 끊고 음식을 조심하면 다시 원 상태로 회복된다.

 

오늘은 옆 사람이 마시는 커피 향기를 견디지 못해 반 잔만 타서 마셔본다. 그리고 입안에 감도는 향기를 천천히 음미한다.

 

자신이 먹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먹을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행복이다. 오늘따라 먹고 싶은 것도 많다. 튀김도 먹고 싶고, 크림빵도 먹고 싶고, 또 고소한 삼겹살에 소주 한 잔도 생각난다.

 

다이어트를 위해 감내해야 하는 여자들의 고통이 어떤 건지 조금은 이해될 것도 같다. 그러나 이젠 좀 절제를 해야겠다. 좋아하는 것과 오랫동안 친구하기 위해서는 다른 방법이 없을 것 같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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