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아름다운 서울

샌. 2004. 11. 27. 11:54


 

어제, 첫눈이 흩뿌리던 날, 한국일보사 13층에 있는 식당에서 점심을 했다. 바람이 심하게 불고, 먹구름이 몰려와서 눈발을 날리다가 어느새 해가 나기도 하는 변덕스런 날씨였다. 예전에는 이런 날을 호랑이 장가가는 날이라고 했다.

 

이곳에서 바라보이는 서울시의 전망이 내 눈에는 다른 어디보다 제일 좋다. 경복궁의 전경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고 뒤쪽에는 북악산이 손에 잡힐 듯 가깝다.

 

그러나 내가 좋아하는 이유는 여기가 유일하게 높은 빌딩과 아파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북악산과 인왕산 아래, 효자동을 중심으로 하는 이곳 주거지역은오래된 한옥들과 빌라들이 어우러져 있다. 건물들은 대부분 5층 이하의 낮은 키여서 나무들과 잘 조화를 이루고 있는데 이상적인 녹색도시의 모습을 여기에서 찾아볼 수 있다.

 

남산에 오른 외국인에게 서울의 인상을 물어보면 대부분이 녹지의 부족과 너무 많은 고층 아파트를 든다고 한다. 사실 남산에 올라 사방을 둘러보면 숨이 막힐 정도로 답답함을 느낀다.

 

이런 모습은 서울만이 아닐 것이다. 좁은 땅에서 살아가려니 어쩔 수 없는 노릇인지 모르지만 자연과 조화를 이룬 도시 개발이 우리에게는 꿈에만 그쳐야 할 이유도 없을 것이다.

 

집과 나무가 키를 맞추며 어울리고, 새들의 지저귀는 소리가 언제나 들리는 도시, 맑은 내가 졸졸 흐르는 녹색 도시의 꿈을 저 북악산을 바라보며 잠시 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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