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春來不似春

샌. 2004. 3. 6. 16:08

그저께 저녁부터 내린 눈이 폭설이 되어 중부 지방을 마비시켰다.
3월에 내린 눈으로서는 기상 관측이래 최대라고 한다.
고속도로에 갇힌 사람들에게 헬리콥터로 생필품을 공급하는 모습이꼭 전쟁터 같다.

오늘은 눈이 많이 녹았는데도 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이스산하다.
바람마저 차서 정말 春來不似春이다.

어찌된 일인지 비나 눈이나 바람이 왔다 하면 기록을 갈아치운다.
쇼킹한 뉴스도 흔해지면 시큰둥해져 버리듯 기상 이변도 이젠 일상사가 되어 버렸다.
지구가 몸살을 앓고 있지만 그걸 예민하게 느끼는 사람은 이제 별로 없다.

어제 저녁에는 고향에 계신 어머니에게 전화를 드렸더니 이런 눈은 시집 와서 처음이라면서 목소리가 들떠 있었다.
처마까지 눈이 쌓여 겨우 길 내고 옆 집에 다닌다고 하셨다.

세상이 시끄러우니 날씨마저 변덕을 부리는가 보다.
아니 변덕이라기 보다는 조화를 되찾기 위한 자연의 몸부림일지 모른다.

그래도 내일은 따뜻한 봄이 찾아올 것이고, 그 때가 되면 온 대지를 희망의 꽃봉오리들이 뒤덮을 것이다.


 

'사진속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 강가에서  (5) 2004.04.11
경주의 봄  (9) 2004.03.28
동생네 집  (2) 2004.02.28
봄이 오는 소리  (1) 2004.02.24
산야초차 선물  (1) 2004.0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