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Delete!

샌. 2004. 1. 19. 11:45

컴퓨터에는 [Delete] 키가 있어서 원하는 것을 지울 수가 있다.

그런데 세상 일에도 작동되는 [Delete] 키는 없을까?

이 세상을 프로그래밍한 절대 존재의 손에는 이 키가 들려있을지도 모르겠다.

마술봉 같은이 키를 잠시나마 빌릴 수 있다면.....


돈만이 최고라고 외쳐대는 물신(物神)의 우상숭배를 Delete!
개발과 성장에 중독된 자본주의의 탐욕을 Delete!

자본의 부스러기에 기생하는 사이비 설교자들을 Delete!
옳고 그름을 구분하지 못하는 무지와 어리석음을 Delete!

차떼기로 주고 받으면서도 뻔뻔하기만 한 저 도적놈들의 소굴을 Delete!
권력에 아부하느라 꼬리치기 바쁜 똥강아지들을 Delete!

이리저리 눈치 보느라 눈만 반들반들해진 영악한 쥐새끼들을 Delete!
돈이 되는 것이라면 아파트고 폭탄이고 가리지 않고 먹어대는 불가사리들을 Delete!

지구 생명을 몇 백번이나 멸종시킬 수 있다는 모든 핵폭탄을 Delete!
남과 북도 모자라 동과 서로 나누지 못해 안달하는 분리주의자들을 Delete!

힘의 논리로 세계를 지배하려는 패권주의를 Delete!
그리고 내 안에 들어있는 삼독(三毒)과 교만, 온갖 쓰레기들을 Delete!
................

얼만큼 지워야 이 세상은 도대체 살 만한 세상으로 변하게 될까?

그런데 너무 없애다가는 도리어 재미없는 세상이 될지도 모르겠다.
그런 세상이 되는 것도 또 걱정이다. 어찌해야 할꼬?

이쯤에서 그만 두자.
괜히 심술을 부려본 것 같다.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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