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따스함이 그립다

샌. 2003. 10. 24. 11:02

날씨가 싸늘해졌다.
따스한 온기가 그리운 때가 왔다.
그러나 물리적 온기보다는 마음의 온기, 인정의 따스함이 더욱 그리운 때이다.

인사동 찻집에서 저 등불을 보았다.
가스등 모양을 한 작은 등이었는데 참 따스하게 느껴졌다.
우리속에도 저런 마음의 등불이 들어 있을까?

때가 낀 유리문도닦고
주위도 깨끗하게 청소한 뒤에
기름도 알맞게 채워서
내 마음의 등불도 저렇게 따스한 불 밝히고 싶다.

우리 모두 욕심과 미움과 다툼을 버리고
마음 속에작은 빛 하나씩 밝히고 산다면
그래서 각자의 불빛이 밖으로 피어나와 서로를 비추어 준다면
이 세상이 훨씬 더 밝아지고 따스해 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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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와는 무엇이 즐거운지 계속 콧노래를 흥얼거리고 혼자 춤까지 추면서 앞서 걸어간다. 나는 그렇게 어려운 삶 속에서 무엇이 그렇게 즐거운지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무엇이 그렇게 즐거워요?"
"그냥 삶이 즐겁지요."
"정말 삶이 그렇게 즐거워요?"
"그럼요. 이렇게 살아 있으면서 비를 맞고, 노래를 하고, 춤을 출 수 있는 것이 얼마나 재미있어요?"
그가 진짜로 즐거워서 저런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다.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일찍 아버지를 여의고, 그나마 얼마 안 되는 재산을 어머니가 몽땅 절에 기부해서 학교도 못 다닌 그다. 이 나이가 되도록 결혼도 못 하고, 변변한 직장이나 돈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뭐가 좋다고 저렇게 춤추고 노래하는 걸까?
"다와, 정말 그렇게 즐거워요? 내가 다와라면 삶을 무척 슬프게 여겼을 텐데..... 나는 다와보다 훨씬 가진 것이 많은 사람인데 다와처럼 삶이 즐겁지 않아요. 그 즐거움의 비결이 뭐예요?"
이런 질문을 하는 내게 다와는 네팔 노래를 부르며 답변을 해 주었다.

삶은 흐르는 강물.
한 번 가면 다시 못 오리.
그러니
다정하게 미소짓고
친절한 말 하게나.

부드럽고 빠른 강물.
오늘은 여기 있지만
내일은
어디 있을지 모르지.
우리 인생이 바로 그런 것이네.

그러니
다정하게 미소짓고
친절한 말 하게나.
지금
여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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