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물머리는 옛 지도에 양수리(兩水里), 또는 이수두(二水頭)로 나온다. 이중 '이수두'는 두물머리를 억지로 한자로 쓴 듯하여 어색하다. 어찌 됐든 이곳은 북한강과 남한강이 합쳐지는 풍광 좋은 곳이다. 옛날에는 수륙 교통의 요충지였을 것이다.
머리에 해당되는 맨 끝에 400년 된 느티나무가 당당하게 서 있다. 아마 팔당댐이 들어서기 전에는 강물 경계가 훨씬 아래였을 것이지만, 지금은 강물 바로 옆에서 자라고 있다. 댐의 물이 이 나무를 덮치지 않은 게 그나마 다행이다. 댐이 건설되면서 두물머리의 나루터 역할도 사라졌다.
이곳은 4대강 사업으로 말미암은 갈등의 지역이 되었다. 4대강 사업으로 강변 정리를 하면서 이곳에 있는 유기농 단지를 없애려 하기 때문이다. 천주교에서는 2년 넘게 현장에서 매일 미사를 드리며 단지 폐쇄를 반대했다. 그러나 최근에 정부와 농민 사이에 타협을 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시설물을 철거하는 대신 친환경 생태공원을 조성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느티나무는 이 모든 변화와 갈등을 묵묵히 지켜보고 있다. 세상의 소란함에는 아랑곳없는 그 모습이 의젓하기 그지없다. 인간이 아무리 나대봐도 부처님 손바닥 안이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