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군 탄부면 사직리 마을 어귀에 있는 팽나무다. 보호수이면서 마을을 지키는 당산나무로 잘 관리되고 있다. 나무 높이는 19m, 줄기 둘레는 3.3m에 이른다.
마침 나무 아래서 쉬고 계시는 마을 어르신 한 분을 뵈었다. 안내문에는 수령이 120년으로 나와 있는데 더 되어 보인다 했더니 200년도 넘었을 거라고 하신다. 본인이 이 동네에서 나고 자랐는데 70년 전에도 지금과 비슷한 크기였다며 나무 자랑에 여념이 없으시다. 그런데 10여 년 전에 고사 위기에 빠진 적이 있었는데 바닥의 시멘트를 걷어내니 다시 살아나더라고 설명하신다.
어르신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이곳 주산물이 고구마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고구마꽃을 보신 적이 있냐니까, 잘 피지 않는데 금년에는 보인다면서 산 쪽 밭으로 안내를 자청하신다. 따라가 보지는 못했지만 어르신의 마음씀이 고마웠다. 마을 분으로부터 동네의 사람살이와 나무 이야기를 듣는 것만큼 생생한 것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