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나무

송암정 고사목

샌. 2011. 7. 30. 13:58

남한산성 동문 부근 산자락에 송암정(松岩亭) 터가 있다. 남쪽으로 청량산 자락과 검단산을 바라보는 풍광이 멋진 곳이다. 우리 같은 시골뜨기가 봐도 정자 하나 들어서면 좋을 장소다. 이곳에는 이런 얘기가 전한다. 옛날에 황진이가 금강산에서 수도를 하다 하산하여 이곳을 지나는데 남자 여럿이 기생들과 술을 마시고 있었다. 황진이는 희롱도 참아가며 이들에게 불법을 설파했다. 이때 감명을 받은 기생 중 한 사람이 갑자기 절벽으로 뛰어내려 자결했는데 그 후 달 밝은 밤이면 이곳에서 노래소리와 통곡소리가 들려왔다고 한다.

황진이가 금강산을 비롯한 산천을 3년 간 유람했다는 기록이 있으니 아마 이곳을 지나쳤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조금은 억지스러운 전설이다. 송암정이 있던 자리에는 소나무 고사목 한 그루가 서 있다.이 나무는 정조가 여주 능행길에 '대부' 벼슬을 내려 대부송(大夫松)으로 불리웠다고 한다. 살아있었을 때는 그만큼 멋진 자태를 자랑했을 것이다. 지금의 고사목 모습에서도 예전의 기품을 넉넉히 상상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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