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는 대부분 인공수피로 매워져 있다. 가지도 몇 개 남아있지 않다. 사지가 절단된 채 중환자실에서 겨우 연명하는 환자 같아 마음이 아프다. 이 나무는 서울 송파구 석촌동에 있는 백제초기적석총 안에 있다.지금은 유적지 공원으로 잘 조성되어 있지만 전에는 민가들이 산재해 있었다고 한다. 이 회화나무는 사람들의 시달림을 너무 많이 받았던 것 같다. 그대로 뒀다면 이미 생을 마쳤을 것이다.
나무 높이는 12 m, 줄기 둘레는 2.3 m이다. 수령은 250 년 정도로 추정된다. 이 정도 나이면 회화나무로서는 한창 장년으로 멋진 수형을 자랑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세파의 고통이 너무 컸다. 남아 있는 몸이나마 잘 건사해서 이곳의 맏형 자리를 오랫동안 지켜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