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의향기

고향집 다육이

샌. 2015. 1. 7. 22:28

 

통화를 시작하면 어머니는 "니 어데 아프나?" 라며 먼저 묻는다. 단순한 자식 걱정이라기보다 내 목소리가 그 정도로 비실비실하기 때문이다. 대신 전화기로 전해오는 어머니 목소리는 스무 살 젊은이보다 더 카랑카랑하다. 거꾸로 되었지만 그럴 때마다 나는 속으로 "어머니, 고맙습니다."라고 고개를 숙인다. 부모가 건강한 것만큼 자식에게 더한 선물은 없다.

 

어머니는 농작물만 아니라 화초 가꾸기에도 달인이다. 병들어 버린 것도 어머니 손에만 오면 활짝 피어난다. 이 다육이도 다른 사람이 죽어간다고 버린 걸 이렇게 곱게 꽃으로 피워냈다. 초록 잎도 반짝반짝한다. 물 줄 때면 잎을 일일이 천으로 닦아줄 정도로 정성을 들인다. 세상에 허투루 되는 일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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