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말씀하시다. "성인이니 사람 구실이니는 생각조차 할 수 없고, 그저 배우기를 싫어 않고 깨우쳐 주기를 게을리하지 않는다고나 해 둘 정도지!" 공서화가 말했다. "그나마도 저희들은 본받을 수 없습니다."
子曰 若聖與仁 則吾豈敢 抑爲之不厭 誨人不倦 則可謂云爾已矣 公西華曰 正唯弟子不能學也
- 述而 29
공자의 솔직한 자기 평가다. 성(聖)과 인(仁)의 경지를 생각조차 할 수 없다는 건 공자의 겸손이 아니라 사실을 표현한 진솔한 말일 것이다. 완전인으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존재로서의 인간의 모습을 공자에게서 본다. 공자는 자신을 항상 '배우는 사람[學人]'으로 지칭했다. 이 정도 말도 대단한 자신감이 없으면 할 수 없다. '배우기를 싫어 않고 깨우쳐 주기를 게을리하지 않는다' 만큼 공자를 잘 나타내는 말도 없는 것 같다. 며칠 전에 찾아갔던 시골 음식점 현관에도 이 글이 걸려 있는 걸 보았다.